세상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이 책은 성경의 창세기를 소개하기 위해서 만든 책입니다. 성경의 창세기는 하늘과 땅이 창조되었던 대략을 소개합니다. 우주의 탄생과 지구상의 생명의 시작과 인류의 창조가 이어집니다. 첫 사람(아담)과 그로부터 나온 첫 여자(하와)의 결혼으로 가정이 시작되지만, 그들로부터 시작된 죄가 세상에 들어옵니다. 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도 이 죄는 유전이 되어 무서운 죄악(살인)이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창세기에는 도시와 유목민의 생활 문화와 고대 전승도 들어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소명에 대한 이야기는 한 민족을 특별히 선택하셔서 전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와 경륜을 보여 줍니다.
창세기는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서 설명해 주는 구전적인 성격이 있습니다. 사람의 일생에 언제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질문에 대해서 해답을 줍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질문처럼, 남자와 여자 중에서 누가 먼저 생겨났는지, 창세기를 읽다보면 여자는 남자의 갈빗대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자는 아기를 낳는 고통을 겪게 된 이유라든지, 남자는 힘써 일해야 겨우 땅에서 먹을 곡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것은 고대 당시 농경문화와 유목문화 사이에서 일어난 갈등과 다툼을 표현할지도 모릅니다. 바벨탑 이야기는 세계의 언어들이 어떻게 서로 달라지게 되었는지 설명합니다. 어떻게 보면, 어느 언어가 언어의 근본인지 추적하는 것이 되기도 합니다.
또, 사람의 이름과 지명은 때때로 이스라엘의 신앙과 관련해서 깊은 신학적인 의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나 창세기의 저작 목적이 무엇일지에 진지하게 읽어보면,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창조주’ 이며 동시에 ‘계약’(언약)의 하나님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를 통해 지구상의 모든 민족들에게 복을 주시려고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12:3). 세계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과 언약을 맺으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구속의 목적은 이스라엘 민족을 통해 전 인류에게 여호와 하나님을 계시(啓示)하시는 것입니다.
창세기의 저자 모세는 이스라엘의 조상들의 역사(창12-50장)와 원시 역사(창1-11장)을 함께 엮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나님의 창조 목적은 언약을 맺는 것뿐만 아니라 언약의 궁극적인 목적은 전 세계의 구원에 있다는 것을 교훈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을 선택하시고 이집트에서 건져 주시고 역사를 통해서 드러나는 야훼(여호와) 하나님을 주로 고백하고 섬기는 것입니다.
구약성경 창세기는 그리스도교의 경전이기 이전에 유대교의 경전입니다. 유대교의 토라 곧 율법의 일부분입니다. 율법은 다섯 권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펜타 튜크”(다섯 두루 마리)라고 부릅니다. 창세기는 한 책으로 구분되는 것이어도 다음에 오는 출애굽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건짐을 받아서 약속의 땅에 들어간 것은 아브라함이 받은 약속과 이삭과 야곱이 동일하게 하나님께 확인 받은 언약의 성취입니다. 그래서 창세기라고 알려진 책은 오경(율법서)에서 그 일부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비슷하게 오경도 비슷한 저자로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대의 글을 쓴 저자는 요즘 시대의 저자의 개념과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B.C. 200년 이후에 많은 문서들이 대개 익명으로 씌어졌습니다. 구약성경만 해도 천 년 이상의 기간에 걸쳐 씌어졌기 때문에 한 두 사람이 기록된 문서를 전승받은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필사(筆寫)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가능성도 있으며, 약간의 첨삭(添削)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전승되어온 대표 저작자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혜 문학의 다수를 솔로몬 왕의 저작으로 봅니다. 그러나 지혜 있는 사람들이 많은 잠언을 추가하고 더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예로, 오랜 기간 걸쳐서 지어진 이스라엘의 찬송은 이스라엘 다윗 왕이 지었다는 것을 시편 집에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구약의 다섯 권의 책(율법)도 모세의 이름으로 법률(法律)집이 붙여졌습니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신정(神政) 국가의 건국자로서 오는 시대의 이스라엘 생활과 문화를 규정지을 율법을 처음으로 제정한 분입니다. 그 이후 이스라엘의 모든 법전들은 모세의 기본법의 확대하거나 수정한 것은 사실이기에, 오경에 포함되어 있는 모든 율법은 모세가 지은 것으로 인정이 됩니다. 그래서 유대교의 전승에서 모세는 오경의 저자로서 규정지었습니다.
우리가 깊이 있게 오경을 들여다보면, 모세 시대보다 후대에 기록되어졌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연대나 역사를 말하는 기록 중에서 어떤 것은 창세기에서 발견되는 이야기들이 실제 발생되었다고 하는 사건들보다 뒤에 기록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22장 14절과 26장 33절에 있는 가나안의 지명들은 이스라엘 족장들과 관계되어 있으나 후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더 친숙한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35장 20절은 “라헬의 무덤”이 “오늘날까지도” 가리키고 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이 그 땅에 살고 있는 그 때라는 것을 말합니다. “그 때에 그 땅에는, 가나안 사람들과 브리스 사람들도 살고 있었다.”(13:7)
이러한 것은 분명히 역사 기술의 본 내용에서 벗어나는 것이지만, 저자는 이렇게 해서 가나안 사람들이 그 땅을 차지하고 있던 족장 시대와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 땅을 차지한 저자의 시대를 대조시키고 있습니다. 또 21장 32절과 26장 1절을 보면, 아브라함과 이삭의 시대에 팔레스타인 서남쪽에 블레셋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했지만, 고고학의 연대로써는 어긋납니다. 고고학적인 증거들은 블레셋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에 정착한 것은 주전 1200년 안입니다. 또 ‘왕이 이스라엘을 다스리기 전에’(26:31)라는 말은 왕정 시대가 이미 이스라엘의 정치형태로써 자리 잡았음을 보여 줍니다.